남들이 나를 보는 시각과 내가 나를 보는 시각은 분명히 다르다. 누구는 나를 성공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고, 나는 실패한 사람으로 나 자신을 생각하기 때문이다. 그런데 왜 잘난척 여기다 글을 쓰냐? 하면 물론 할 말은 없다. 그래도 변명아닌 변명을 한다면, "그게 인생이다"라고 말하고 싶다. 솔직할 수 없는 자신, 거짓과 기만, 자기 위주의 삶을 살면서도, 곧 죽어도 남을 위해 산다고 할 수 있는 뻔뻔한 자신감이 나를 살게 하기 때문이다.
내가 살면서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은, "노력해라. 성실해라,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" 였다. 그래서 시키는 건 다 했다. 무지하게 노력했고, 미련스럽게 성실했다. 그런데 성공은 없었다. 아니.. 성공은 아예 없었는지도 모른다. 물론 한 때 성공이라고 할 만큼 가졌던 적도 있었다. 그러나 금융위기, 경기침체, 등등의 이유로 다 내게서 뺏어갔다. 그냥 줬다가 다 뺏아갔다. 어차피 그건 완전한 내 것이 아니었다. 그렇다고 남의 것도 아니었다. 그 놈도 그냥 잠시 소유했다 다 뺏겼을 것이다. 보나마나다.
나의 아내는 가끔 이런 말을 한다. "당신은 그래도 누릴 것 다 누려봤고, 가질 것 다 가져봤다" 뭐.. 틀린 말은 아니다. 내 성격상 하고싶은 건 다 하고 보는 성격이라, 무언 가는 했을 것이다. 그러나 남들이 나를 다 가진 것처럼 봐도, 나는 항상 뭔가 부족했고, 더 많은 것을 찾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. 그리고 나의 마음 속에는 항상 공허가 있었다. 결국 내가 손에 쥔 것은 아무 것도 없다. 있다면, 그건 그냥 이 세상의 것이다. 내가 잠시 소유했을 뿐이다.
그렇게 죽기살기로 살지 않아도 어차피 사는 날까지 어영부영 살다 갈 것을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았던가? 누가 나에게 노력하고 성실하라고 했나? 어떤 놈은 평생 나쁜 짓만 하고도, 대통령까지 하는 놈도 있는데.. 나의 고등학교 동창 놈도 평생 나쁜 짓만 하고, 꼴통 짓만 하고도 잘 산다. 이 놈은 별로 노력도 안하고 빈둥빈둥 놀면서도 잘 살았다.(본인은 노력 무지하게 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..)
예수님 13번 째 제자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골수분자 예수쟁이 우리 마누라는 "하나님을 믿어라~ 그럼 형통할 것이라~"고 눈만 뜨면 말하더만, 형통은 고사하고 고통만 있다. 제길.. 지나 잘 믿지, 왜 나를 그렇게 끌고 다니냐고? 지 딴에는 나를 지가 가는 천국까지 나를 끌고갈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은데.. 꿈 깨라! 이 세상에서 만났는데, 무슨 천국까지 같이 가냐? 만날 때가 있으면, 헤이질 때가 있는 것이지.. 분명한 것은, 죽을 때 절대 같이 갈 수 없다. 천국가는 구름열차는 1인승이다. 꽉꽉 꺼어가는 피난열차가 아니라는 것이다. 혹시 아나.. 지옥가는 기차는 꽉꽉 끼어갈지..
어쨌거나, 나는 분명히 속은 것 같다. 이 세상에 올 때도 내가 좋아서 온 것이 아니고, 우리 부모님이 열심히 밤일을 영차영차 즐기시다 어떻게 나를 만드셨다. 내가 무슨 이 세상에 거창한 일을 할 것 처럼 나타난 것도 아니요, 내가 엄청난 것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. 그냥 이 세상에서 있는 것들 잠시 소유했다 다 두고 떠날 때 맨손으로 가는 것이다. 왜 이걸 인제 알게 됐을까? 죽는 사람들 수 없이 보면서도.. 돈보따리 잔뜩 싸들고 가는 사람은 항개도 없었다. 진작에 알았으면, 그냥 배짱이처럼 누워서 피리나 불면서 세월을 보냈을 것..
분명 속은 게 확실해..